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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 데일리 실천 #5. 식기건조대 없는 부엌

미니멀라이프

by 애정펀치 2021. 1. 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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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필수품, 식기건조대?

없이 살아보기로 했다

일반적인 부엌 풍경엔 항상 식기건조대가 있다. 싱크대 한쪽 공간을 차지한 식기건조대, 그리고 그 위에 여러 겹 쌓인 그릇들.

 

부엌의 미니멀 라이프를 위해 식기건조대를 없앤 지 3년째. 시험적으로 시도했다가 불편하면 다시 식기건조대를 들일 생각이었는데 3년째 식기건조대 없는 부엌에 정착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엔 식기건조대 없는 부엌이 상상되지 않았다. 살림에 부지런한 타입이 아닌지라 자신이 없기도 했다.

 

 

 

 

 

불편#1. 식기건조대는 _____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우리집은 평범한 25평 아파트의 ㄱ자 구조 부엌이다. 일반적인 집이라면 싱크대의 좌측 전체가 식기건조대 자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역 자로 꺾이는 싱크대 우측의 작은 공간만이 요리 등의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곳. 그 작은 공간에 조미료, 수저, 키친타올, 식수, 요리 중인 재료들이 뒤엉켜 항상 복잡한 느낌일 것이다. 식기건조대는 가구처럼 그 자리를 항상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엌이 복잡하고 어지러운 데 한몫을 크게 한다. 없애고 나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불편#2. 식기건조대는 _____ 물떼가 스트레스다

식기건조대 사이사이에 끼는 물떼는 항상 찝찝하다. 그렇다고 매일 분해해서 닦을 수도 없는 노릇. 얇은 스테인리스 봉 사이사이에 끼기 때문에 청소도 까다롭다. 항상 물이 닿기 때문에 위생을 위해 화장실 청소 만큼이나 신경을 써야 한다.

 

불편#3. 식기건조대는 _____ 그릇이 쌓일 수밖에 없다

그릇 건조의 편리를 위해 식기건조대가 존재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식기건조대가 있어서 게을러진다. 설겆이 후 식기건조대에 안착한 그릇은 다음 끼니에 사용할 때까지 그 자리 그대로 식기건조대에 쌓이는 것. 부지런하지 못한 내 탓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래서 항상 식기건조대 쪽 벽면은 쌓인 그릇으로 뒤덮인 느낌이었다.

 

 

 

 

 

식기건조대 없이

어떻게 사나요?

 

 

 

 

미니멀 라이프 부엌

#1. 그릇을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근본적으로 설겆이거리 자체를 적게 만드는 요리와 식사 습관이 도움 된다. 이것저것 조리도구와 그릇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습관'이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지금은 그릇이 적게 나오는 메뉴를 선택하는 요령이 생겼다. 오목한 그릇에 밥과 여러 재료를 올려 먹는 한그릇 덮밥, 압력밥솥에 다양한 재료를 조화롭게 넣어 밥을 하는 솥밥 요리, 팬 하나만 사용하는 원팬 파스타 등의 요리를 자주 한다.

 

2인이 식사하면 프라이팬, 냄비 같은 조리도구 한 개와 그릇 두 개까지만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때에 따라 큰 접시에 여러 반찬을 먹을 만큼 담아 추가하기도 한다. 

 

 

 

 

 

미니멀 라이프 부엌

#2. 롤매트 건조대를 사용한다

사용 그릇 자체를 줄이는 연습을 하면 롤타입의 간이건조대만으로도 그릇 건조가 가능해진다. 싱크대 한쪽에 펼쳐서 그릇을 건조하고, 싱크를 넓게 써야 할 때는 접어서 한쪽에 보관할 수 있다. 자리를 차지 하지 않으면서도 물을 잘 빼서 건조를 시켜주기 때문에 매우 만족하는 아이템이다. 채소 등을 씻을 때 물기가 빠지게 잠시 올려두는 용도로도 활용한다.

 

 

 

 

 

미니멀 라이프 부엌

#3. 부족할 때는 타월을 깔고 그릇을 올려둔다

그릇이 많이 나온 날, 손님이 방문한 날은 롤매트 건조대 공간만으로는 그릇 건조 공간이 부족하다. 그럴 땐 싱크대 위에 도톰한 행주나 주방용 타월을 깔고 그 위에 그릇을 차곡차곡 쌓는다. 

 

 

 

 

 

미니멀 라이프 부엌

#4. 여유 있을 때는 면 행주로 물기를 바로 닦는다

원래 맨 처음에는 롤매트 건조대도 사용하지 않았다. 얇은 면 행주 여러 장을 구비해놓고 설겆이 한 그릇 물기를 바로 닦아, 바로 제자리에 넣었다. 그런데 솔직히 매끼 그렇게 바로바로 물기까지 닦는 부지런을 떨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약간 타협을 한 것.

 

커다란 보울, 프라이팬, 냄비 등은 되도록 바로 물기를 닦아 넣는다. 그리고 나머지 그릇은 여유가 있을 때나 마음이 내킬 때만 바로 물기를 닦아 넣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 부엌

#5. 요리 시작 전, 그릇은 모두 제자리에 넣는다

롤매트 건조대나 타월 위에 올려둔 그릇은 보통 2~3시간, 반나절이면 바짝 마른다. 다음 끼니 요리 시작 전에 이전 끼니에 설겆이 한 그릇은 모두 제자리에 넣고 깨끗해진 싱크대에서 요리를 시작하는 것을 나만의 루틴으로 하고 있다. 전날밤 건조된 그릇은 아침에 눈 뜨자마자 제자리에 넣는다.

 

그릇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보통 1분 정도면 모든 그릇이 제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이전에 식기건조대를 쓸 때는 싱크대 주변에 항상 그릇들이 주렁주렁 쌓여 있거나 매달린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항상 상쾌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유지하게 되었다.

 

 

 

 

 

식기건조대가 사라지고

부엌 일에서 해방됐다

식기건조대가 부엌에서 사라진 지 3년, 무엇이 가장 달라졌을까? 항상 주방이 깔끔하다는 것? 물론 맞다. 하지만 내가 가장 만족하는 점은 식기건조대가 사라지자 저절로 식사가 간결해졌다는 점이다.

 

처음엔 단순히 설겆이거리를 줄이기 위해 그릇을 줄이고, 메뉴를 간단하게 바꾸어나갔다. 예전처럼 넉넉하게 모든 설겆이거리를 받아내던 식기건조대가 없으니까.

 

메뉴가 간결해지자 과식을 하지 않게 되었고, 몸이 가벼워졌다. 설겆이거리가 줄자 예전처럼 설겆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을 필요가 없어졌다. 5~10분 이내로 식후 설겆이가 빠르게 마무리되었다.

 

부엌일에서 해방된 감정을 느꼈다. 아낀 시간에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것저것 반찬과 국을 준비하고, 싱크대에 한가득 설겆이거리가 쌓일 땐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식기건조대를 없애는 도전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껏 몰랐을 해방감이다. (+식기건조대를 수세미로 벅벅 닦는 시간도 아끼게 됐다.)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도

아닐 수 있구나

집안일 중에서 요리를 가장 좋아하는 나이기에, 미니멀 라이프를 하더라도 식기건조대만은 꼭 필요하다고 내내 생각했었다. 하지만 식기건조대 없는 부엌을 경험해본 계기로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것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했다.

 

- 왜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이 없을까?

- 생활 방식을 바꾼다면 없애도 가능하지 않을까?

 

질문하고, 답을 찾는다. 그리고 결별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집안일 하나와 결별한다. 그 자유시간에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하루 일상의 조각들을 내가 정말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어나가는 노력,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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