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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 단점 5가지:: 실천하면서 힘든 점들

미니멀라이프

by 애정펀치 2021. 1. 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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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 단점은 뭘까?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며 산 지 6년. 텅 빈 냉장고과 아무것도 없는 방과 함께 사는 극강의 미니멀리스트는 아니지만, 손님들이 '이 집엔 진짜 뭐가 없네?' 하는 정도의 집에 살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를 꽤 오래 실천해오며 내가 느낀 단점들을 적어보려 한다. '단점'보단 '이런 점은 좀 힘들다' 하는 것들이다.

 

 

 

 

 

1. 부모님을 이해시키기 어렵다

내 경우 남편이 미니멀 라이프라는 삶의 방향에 동의를 해주었다. 물론,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을 경험하게 해주고 좋은 예시의 집들을 보여주며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리긴 했다. 남편과 아이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홀로 외롭게 미니멀 라이프 실천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그에 비하면 나는 운이 좋았다.

 

문제는 내 부모님. 미니멀 라이프 초반에 엄청난 양의 물건들이 우리집을 빠져나갈 때, 엄마는 이것도 저것도 살다 보면 다 필요하다며 끈질기게 나를 설득하다가 결국 본인이 전부 차에 실어 집으로 들고 가셨었다. 아깝다고. 이걸 왜 버리거나 남 주냐고. 또 결혼 후 앞접시부터 발매트까지 자잘한 살림살이들을 들고 와 나를 당황하게 하셨는데, 그때마다 마음은 고마운데 필요가 없다며 설명하느라 곤란했다. 서운함이 스치는 엄마의 표정들이 나를 조금 괴롭게 했다. 가끔 언쟁으로 번지기도 했다.

 

엄마는 나를 '까다로운 애' '살림을 안 해봐서 아직 뭘 모르는 애'로 봤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고집이 센 편이었기에 엄마도 어쩔 수 없다는 걸 직감하셨을 테다. 내가 왜 미니멀 라이프로 살고 싶은지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해도 초반엔 전혀 듣지 않으시더라.

 

이 부분을 극복할 수 있는 건, 겪어보니 시간뿐이다.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사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면서 엄마도 자연스럽게 내 삶의 스타일을 받아들였다. '너네 집은 항상 깔끔해서 좋더라' '너 집정리 하는 거 보고 나도 당근마켓에 팔았어' 같은 말도 하시는 요즘이다. 

 

 

 

 

 

 

2. 층간소음에 취약할 수 있다

층간소음은 미니멀 라이프 실천하기 전에 생각도 못한 부분이다.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미니멀 라이프'와 '층간소음'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니! 하지만 사실이다.

 

벽에 놓인 책장, 바닥에 깔린 러그와 침대 등의 가구와 패브릭들이 소음을 일정부분 흡수하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나도 몰랐던 사실!). 이사하기 전 텅 빈 집에 가면 말소리가 웅웅 울리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가구들이 들어오면 울리는 현상이 사라진다.

 

바닥과 벽이 텅 비어 있으면 아랫집, 옆집, 윗집의 소음이 흡수되지 못하고 더 쉽게 우리집에 전달된다. 소음의 진동을 막아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아파트에 사는 경우 참고할 만하다.

 

 

 

 

 

 

3. 손님이 왔을 때 불편할 수 있다

꼭 필요한 만큼의 물건만 남기는 미니멀 라이프. 아직까지도 손님 초대 때문에 끝내 처분하지 못하는 물건들이 있다. 앞접시, 포크나이프세트, 대용량 냄비 등 손님들과 함께 식사할 때 필요한 것들.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손님을 초대해 함께 밥 먹는 우리집. 좋아하는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나눠먹는 게 나에겐 큰 기쁨이자 에너지다. 미니멀 라이프가 '나에게 중요한 것들만 남기는 과정'이라면 나는 함께 나누는 식탁의 시간을 가장 먼저 남길 것이다. 그래서 3~4인 규모의 손님을 맞을 수 있는 식기류는 당분간은 비울 계획이 없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손님들의 방문 빈도가 낮아진다면 다시 생각해보려 한다. 대규모 손님이 온다면? 지역 공유센터에서 집들이용 그릇 세트를 하루 5천원 정도에 대여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단, 손님용 이불이라는 명목으로 끼고 있던 침구류는 모두 비웠다. 식사 초대는 한 달에 한 두번 정도지만, 손님이 우리집에 묵고 가는 일은 일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이불은 부피도 크고, 관리에도 많은 노력이 드는 품목. 노력에 비해 사용하는 빈도가 너무 낮다고 판단했다.

 

딱 한 번, 세 명의 친구들이 크리스마스 파티 후 우리집에서 묵었던 적이 있다. 워낙 친한 친구들이었기에 양해를 구하고 각자의 침구류를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었다. 일 년에 두세 번 정도 지방에서 부모님이 올라오실 때도 있다. 그때도 침구류를 직접 가지고 오신다. 다행히 우리 부모님은 잠자리에 예민한 분들이라 평소에도 본인들이 쓰던 베개와 깔개를 차에 싣고 다니실 때가 많았다(럭키!). 

 

손님용 살림을 얼마나 비울 것인가? 이 부분은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클 것이다. 유난히 손님 초대가 많고, 파티를 열고, 친구나 가족이 빈번하게 방문하는 집이 있다. 그리고 나 자신이 그런 라이프 스타일을 사랑하는 경우. 손님을 편안하고 깔끔하게 잘 접대하는 것이 나의 기쁨인 경우. 그 물건들은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다. 그런 집에서 손님용 살림까지 싹 다 비워버리면 매번 미니멀 라이프의 불편함을 겪게 될 것. 하지만 일 년에 한 번 손님이 올까말까 한 집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4. 물건 많은 공간에 있는 것이 힘들어진다

미니멀 라이프로 인해 우리집은 나와 남편의 삶에 '최적화' 되어 있다. 집에 있을 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아늑하다. 그리고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모든 일을 쉽게 할 수 있다. 우리집을 정말로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반작용으로 그렇지 못한 공간에 가면 갑갑하고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정리 안 된 타인의 집, 먼지 쌓이고 건조한 카페 같은 곳. 어수선하게 놓인 물건들을 보면 약간 불안하기도 하고, 빨리 이 공간을 빠져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나에게 잘 맞는 공간이 물건이 적은 집이듯, 누군가에게는 맥시멀하게 꽉 들어찬 공간이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자꾸 이해시키는 과정에 있다. '이게 좋아!'가 아니라 '난 이게 좋은데, 넌 이게 좋구나!' 하는 포용력까지 갖출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최적화 되어 있지 않은, 우리집 아닌 공간에서도 그곳의 장점과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5. 흐트러진 집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위의 내용과 비슷한 맥락. 집이 완벽한(?) 정돈의 상태를 벗어나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특히 이런 증상은 미니멀 라이프 초기에 심했던 것 같다. 그릇도, 옷도, 가구도 그 자리 그 상태에 있지 않으면 '휴, 또 어질러졌네' 한숨이 났었다. 어지른 장본인이 내가 아니라 동거인이면 그 사람에게 불똥이 튀기도 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름의 해결책을 찾았는데,

1. 미니멀보다 '라이프'가 우선임을 인정한다: 사는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미니멀 라이프. 그 삶이 편안한 것이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2. 라이프 스타일에 잘 맞지 않는 정리법은 아닌지 확인한다: 매일 먹는 영양제가 싱크대 구석에 숨어 있다면? 매번 끄집어내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 영양제 박스가 식탁 위에 뒹굴게 될 확률이 높다. 이 집에 사는 사람의 동선이나 라이프 스타일을 잘 관찰하고, 그것에 잘 맞춘 집을 구성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반복해서 또 어질러진 집'으로 돌아가게 되더라.

 

 

 

 

 

 

이상 내가 실천하면서 느낀 미니멀 라이프의 단점 5가지였다.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을 극찬하는 나이지만, 하나의 종교처럼 맹신하지는 않기 위해 매순간 경계한다. 단점과 불편함과 직면할 때마다 지혜롭게, 너그럽게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있길 소망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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