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의 장점은 사소한 물건도, 또는 택배 보내고 뭐하는 노력을 들일 바엔 그냥 버리자 싶은 물건도 근처에 있는 이웃에게 판매할 수 있다는 것. 오늘 판매한 물건들도 그런 것들이다. 천 원, 이천 원 싸게 판매했다. 쓰레기통에 들어가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쓰임 받을 수 있으니 ‘잘 비웠다’ 싶다. 우리집 비운답시고 커다란 쓰레기봉투가 그득그득 나오면 비우고도 찜찜한데 말이다.
시셰이도 뷰러
화장은 팩트+아이브로우+아이펜슬+립밤 으로 끝내는 편이다. 뷰러는 20대 초중반에 쓰던 것. 지금까지 버리지 못했던 건 ‘혹시 풀메이크업을 할 일이 생길까 봐’.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그런 일은 없었다. 그리고 만약 형제의 결혼식, 가족사진촬영 등 정말 풀메이크업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면 아마도 메이크업샵을 이용하게 될 것 같다.
각종 노트들
노트와 문구류를 좋아한다(아니, 좋아했었다). 박스에 가득 담아도 될 만큼 많은 노트와 엽서, 포장지 등등이 있었는데 비우고 비워서 이만큼의 노트가 남았다. 예전엔 다이어리도 손으로 쓰고 아이디어도 수기로 남겼는데, 사실 이제 구글캘린더와 구글킵을 활용한다. 기록이 여기저기 흩어지지 않고 한곳에 모이는 이점, 어디서든 생각이 떠오를 때 빠르게 기록할 수 있고, 키워드 검색으로 지난 생각을 한눈에 둘러볼 수도 있어 디지털 기록에 상당히 만족한다. 문구류를 비우는 건 내 아날로그 감성을 버리는 것 같아 계속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캠핑/휴대용 조명
캠핑 때마다 꽤 잘 사용했던 조명. 다만 새하얀 LED 빛에 눈이 편치는 않았다. 남편이 최근에 구입한 노란 불빛의 휴대용 조명을 보니, 이 조명에 내가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구나 깨닫게 됐다.
빈티지 꽃병
제주도 빈티지 샵에서 꽤 비싸게 구입한 화병. 집에 꽃이 있는 걸 좋아하는데, 직접 내가 꽃을 구입하지는 않고(꽃은 예쁘지만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 꽃보다는 화분을 선호한다) 종종 선물이 들어오면 꽂으려 구입한 것이다. 근데 선물은 보통 꽃다발로 들어오는데, 이 꽃병은 몇 송이밖에 꽂히질 않는 것이다.....! 그래도 예뻐서 가지고 있었는데, 큰맘 먹고 비우기로. 쓸 때마다 조금씩 불편한 물건은 나에게 100% 딱 맞는 물건이 아니다.
남편의 운동화
오래 신으면 발 앞쪽이 아픈 느낌이라고 했다. 우리 둘 다 앞쪽 발볼이 넓은 편이라 편한 운동화 찾기가 어렵다. 쓸 때마다 불편함이 느껴지는 물건 여기 또 있었네! 비우자!
알라딘에 팔지 못하는 책
중고책은 알라딘에 판매한다. 그나마 이제 도서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남은 중고책도 20권 남짓이다. 이 책은 상태는 아주 깨끗한데 연필로 살짝씩 체크되어 있어 알라딘 매입 불가. 상태가 너무 좋아 폐지가 되기엔 아까워 당근마켓에 천 원 올렸더니 필요했던 분이 잘 가져가셨다.
발 각질제거기
예전엔 잘 사용했던 것. 예전엔 발 굳은살이 심했는데 이제 거의 없다. 아마도 전체적으로 몸이 건강해진 것 아닐까 혼자 생각하고 있다. 이런 작은 물건들도 중고판매가 가능했던 건 관리를 잘 해놨기 때문. 물건이 적어지면서 물건 하나하나의 상태들이 다 좋다. 여러모로 선순환.
이렇게 포장해서 새로운 주인들에게 보냈다. 6년 전 처음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할 때 부피가 큰 물건들이 우리집을 빠져나갔다면(책장, 의자, 서랍장 등) 이제는 주로 서랍이나 싱크대 속에 있던 작은 물건들이다. 자잘한 것들도 하나하나 필요한 건지 살펴볼 수 있을 정도로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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