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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 집정리 버리고 달라진 내 삶

미니멀라이프

by 애정펀치 2020. 11. 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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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안일 스트레스가 50% 이상 줄었다.
깔끔한 완벽주의 성향인 나. 이거 해야 하는데, 저거 해야 하는데 집에 있으면(또는 주말에 눈을 뜨면) 해야 할 집안일들이 파편적으로 보여 심난했다. 게으름 부리다가 아무것도 못하면 자기혐오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고.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집안일도 매뉴얼이 생겼다. 청소기는 하루 한 번 환기와 함께, 물걸레는 주말 1회, 설겆이는 저녁에 몰아서 하루 한 번, 이 물건은 여기, 저 물건은 저기. 요일별로 해야 할 일을 정하고, 물건에도 지정 위치가 생기니 집안일 할 때 고민이 없다. 착착 습관처럼 빠르게 움직여 금방 끝난다. 남편도 규칙을 익혀 그 요일이 되면 당연히 그 일을 하고, 물건은 제 위치에 가져다 놓으니 내가 할 일이 반으로 줄었다.



2. 남편이 집안일 하기 쉬워졌다.
같이 살아보니, 또 책 읽으며 공부를 해보니 남자와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더라. 예를 들어 어질러진 테이블을 봤을 때 여자의 대부분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지만, 남자는 아무 반응이 없다고 한다. 그러니 더럽다, 치워야겠다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한 남자에게 왜 안 치우냐 잔소리를 해봐야 뭐가 문제인지 잘 깨닫지 못한다는 것. 허허. 어쨌튼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하니 그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집안일을 함께 해야 했다.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요일별 할 일을 정해주는 것 -물건의 위치를 상세히 지정해주는 것(일단 그러려면 불필요한 물건을 싹 비워서 물건 자체의 개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해서 그가 자연스럽게 맡게 된 집안일은 화장실 청소, 설겆이,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쓰레기, 빨래 가져다놓기, 장봐온 물건 제자리 넣기, 매달 도시가스 검침이 있다. 명확한 규칙이 있으면(단 규칙이 너무 많으면 기억을 못한다) 남자들은 또 그걸 잘 따르는 것 같다. 그냥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인식하게 하는 것.

서랍마다 약, 안마기, 문구류 등 라벨을 붙여 항목을 표시해주는 것도 도움이 됐다. 물건이 어질러졌을 때 나에게 물을 필요 없이 항목에 맞는 위치에 가져다두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옷 서랍도 구획을 나눠 내복, 홈웨어, 양말, 속옷으로 칸을 분명히 분리해줬다. 그전에 이 옷 저 옷 섞어넣고 찾지 못해 해매곤 했는데 그럴 일이 없어졌다. 스스로 빨래를 분리해서 넣고, 스스로 잘 찾는다. 나중에 아이가 생겨도 그 아이가 스스로의 삶을 정리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3. 1년 기본 생활비가 눈에 띄게 줄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하고 확실히 새는 돈이 줄었다. 맨 처음 미니멀 라이프는 단순히 안 쓰는 물건을 비우는 데 급급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간관계, 디지털, 돈, 음식 등 생활 전반도 미니멀하게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

물건을 줄이니 사야 할 물건도 적어졌고, 자연스럽게 쇼핑과는 멀어졌다. 안 쓰는 물건은 중고판매를 해서 부수입도 생겼다. 통신사를 알뜰폰으로 바꾸고, 와이파이 사용량도 체크해 더 낮은 요금제로 바꾸고, 보험 약관도 체크해 불필요한 특약을 해지했다. 냉장고가 깔끔해지자 낭비되어 버리는 식재료가 없어졌다. 오히려 식재료는 이전보다 더 가격대가 높은 유기농을 구매하고 매끼 영양가 있게 잘 챙겨 먹는다. 집안일 부담이 낮아지자 여유롭게 요리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외식이 거의
사라졌다. 사들여서 쌓아두던 책도 처분하고,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더 많은 책을 돈 들이지 않고 읽게 됐다.

돈 드는 항목이 간소화 해지니 한 달 고정비가 얼마인지도 정확히 알게 됐다. 우리가 한 달 사는 데 최소 얼마가 필요한지 알게 되니, 돈이 부족한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도 줄었다. 고정비도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정보를 모으고 적용했다(종이 고지서를 문자 고지서로 바꿔 백 원 할인 받는 것처럼 아주 사소한 것도 1년, 10년이 모이면 다른다는 생각으로 실천했다). 기본 생활비가 줄고 저축이 늘면서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어느 정도는 저축과 마음의 안정이 상관이 분명 있다.



4. 내가, 우리가 원하는 걸 정확히 알게 됐다.
미니멀 라이프는 단순히 물건을 비우는 삶이 아니라 진짜 내가 필요한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옷 하나를 비우려 해도 내 취향, 요즘 내 삶, 내가 입고 싶은 스타일 등에 대해 고민하게 되니 말이다. 그런 훈련을 계속 하니 나와 우리에 대해 꽤 명확히 알게 됐다.

주말에 어떻게 휴식을 해야 완벽하게 쉬었다고 느끼는지, 어떤 삶을 꿈꾸는지, 어떤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며 우리 부부가 자연스럽게 나누게 된 대화들이다. 그렇게 공동의 인생 목표를 공유할 수 있었고, 그 목표들 외에 다른 불필요한 것들에는 애써 힘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5. 평생 일해야 한다는 압박을 버렸다.
삶의 규모를 줄이면 꼭 엄청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너무 당연하게 나가던 돈도 꼭 필요한 지출인가? 생각해보면 아닐 때도 있다. 기본 생활비를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힐 때가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당연히 하는 걸 거부할 용기가 생기면 생각보다 삶이 많이 달라진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면서 돈보다 시간이 소중해졌다. 얼마짜리 물건을 보면 저걸 사려면 내가 몇 시간 일해야 하는지 떠오르기도 한다. 우리는 삶의 규모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덜 일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간에 함께 산책하고, 요리를 하고, 커피를 내려 마신다. 평생 밤낮으로 일하며 돈을 쫓는 대신, 필요한 만큼(우리가족을 지킬 만큼)만 벌고,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에만 지출을 하며 살고 싶다.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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