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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전쟁#1. 자각: 이게 도대체 뭔 소리지?

생활정보

by 애정펀치 2020. 3. 1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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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층간소음을 처음 느낀 건 입주를 하기도 전이었습니다. 장판 도배 공사를 위해 집을 체크하려고 퇴근하고 들렀는데, 어디서 들려오는 쿵쿵쿵쿵쿵쿵쿵. 뭘 하나보다 싶었는데 한 시간 동안 계속 그런 소리가 나는 거예요? 불길한 예감이 가슴을 스쳤습니다. 말로만 듣던 그 층간소음. 웬지 그거 같다 싶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이사오자마자 계속해서 시도때도없이 쿵쿵쿵쿵쿵쿵 소리에 시달렸습니다. 아침에 온갖 잡소리들 때문에 억지로 새벽부터 깨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쉬지도 못하고 '이게 도대체 뭔 소리지?' 계속 신경을 쓰느라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늦은밤에도 자다가 쿵!!! 하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뜨는 날이 많았고요. 귀마개를 사용해봤지만 진동 소리는 귀마개로 막아지지가 않더군요.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라 층간소음에 대해 미친듯이 검색하며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꽤 오랫동안 소리의 정체들을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소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글을 보신 분들은 조금이나마 그 시간을 아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층간소음의 원인

'진동'입니다.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거나 음악을 크게 트는 것보다 작은 진동이 치명적인 층간소음을 유발합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 진동은 그 집 사는 사람들에겐 거의 안 들리는 수준이지만. 만약 휴대폰을 마루바닥에 둔 채로 진동이 울리고 있다면 아랫집은 엄청난 소리의 진동 소리 때문에 미쳐버리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창문을 쾅 닫거나 옷 서랍장을 쾅 닫더라도 아랫집에서는 엄청난 쾅!!! 하는 굉음을 듣게 되는 겁니다. 진동이 울려퍼지는 거죠. 그래서 본인들은 그런 소음을 유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축을 제대로 두껍게 해주면 간단한 건데, 사실 건설사 문제가 제일 크죠. 근데 이미 들어온 아파트를 다시 지어달라고 할 수도 없고 현재 상황에서 방법을 찾아봐야겠죠.

 

 

-내가 겪음 층간소음들

쿵쿵쿵쿵쿵 발뒤꿈치로 찍으며 걷는 소리.

새벽6시30분 청소기 돌림. 밤 11시 청소기 돌림.

새벽 2~4시에 화장실 물청소.

현관문 쾅쾅 닫는 소리.

마룻바닥에 대고 마늘 빻는 소리.

친구들 초대해서 새벽까지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

애들 우당탕탕 뛰는 소리.

핸드폰 진동소리. 새벽6시마다 매일 울림.

러닝머신 뛰는 소리.

바닥에 물건을 쿵.쿵. 세게 내려놓는 소리.

나무로 된 창문 쾅!!! 매일밤 세게 닫는 소리.

 

믿으시겠어요? 이 모든 소리들이 저희집으로 들렸습니다. 그 중에도 사람을 미치게 하는 건 발뒤꿈치, 일명 발망치라고 하죠. 윗집 아줌마가 다람쥐처럼 하루종일 집안을 헤집으며 돌아다니는데요. 진짜 아침부터 시작해서 밤 11시 잠들 때까지 계속해서. 저러다 연골이 부서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발을 탕탕 굴러요(지금 생각해도 욕 나올 거 같네요). 그리고 핸드폰 진동소리. 새벽마다 내 귀 옆에서 울리는 것처럼 울려대서 잠을 깨는데, 또 일어날 생각이 없는지 10분마다 쉬지도 않고 울려대더라구요.

 

 

-어디서 나는 소리일까?

다짜고짜 윗집으로 올라가시면 안 됩니다.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정확히 파악부터 하셔야 해요. 분명히 윗집에서 시끄럽게 하는 소리인데 놀랍게도 윗집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옆집, 아랫집, 윗집, 윗윗집, 대각선집까지 다 체크가 필요합니다. 정말 놀랍게도 아랫집에서 내는 소음이 꼭 윗집에서 시끄럽게 하는 것과 똑.같.이 들립니다. 그리고 윗집이 너무 시끄러워서 저희 집 천장을 마대로 쾅쾅쾅 엄청 세게 쳤더니, 신기하게 윗집에서 우리가 친 건지 모르고 자기네 윗집에서 시끄럽게 한 거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자기네 윗집도 그날 그 시간에 엄청 시끄럽게 했다고 우리한테 하소연. 아우씨) 그 정도로 윗집에서 들리는 소리랑 아랫집에서 들리는 소리랑 구별이 안 되나봐요.

 

어떤 소음이 몇 시에 들리는지 관찰하셨다가 옆집, 아랫집, 윗집 슬쩍 마주치거나 할 때 물어보면서 확인을 해보세요. 혹시 그 집에 애들이 있나요? 혹시 그 집에 누가 사나요? 집에서 운동을 하시나봐요? 묻지 않아도 화장실 통해서 나는 소리 같은 거 가만히 들어보시면 애가 있는지 유무, 대강 몇 시쯤 출근해서 퇴근하는지 파악이 됩니다(특히 윗집은 소리가 가장 직빵으로 들리기 때문에).

 

저희 집은 어땠냐면요. 저 모든 소리가 다 다른 집에서 섞여서 들리는 거였습니다. 발망치, 마늘 빻는 소리, 물건 쿵 내려놓는 소리, 밤 10시에 청소기 돌리기, 현관문 쾅 등은 윗집. 새벽 6시에 청소기 돌리는 건 옆집. 간혹 애들 우다다다 뛰는 건 윗윗집(아랫집 윗집 옆집 다 애들이 없고 윗윗집에 애들 둘이 산다는 정보 입수). 친구들 불러서 새벽까지 시끄럽게 떠드는 집은 아랫집. 휴대폰 진동소리는 도저히 출처를 찾을 수가 없더군요. 오마이갓. 진짜 최악이지 않나요. 근데 이 모든 소리들이 꼭 윗집에서 하는 것처럼 들리더라구요. 물론 저희 집 같은 경우는 드물 거라 생각합니다. 이러기도 쉽지 않죠. 저희는 다 해결하는 건 포기하고 제일 심각한 윗집. 윗집만 해결을 보기로 했습니다. 윗집에서 80% 이상의 소음을 만들고 있었고 발망치랑 쿵쿵 떨어뜨리는 소리가 진짜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로 심각했거든요.

 

 

-층간소음 피해 증상

집에서 쉴 수 없고, 잠을 깊이 잘 수 없고,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심장이 쿵쿵쿵 세게 뛰기 시작하고, 집에서 나가고 싶고,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귀마개를 매일 끼고 자니까 턱 관절이 나빠졌습니다. 6개월이 넘어가니까 사람이 집에서 신경질적으로 변하게 되더라구요. 쉬질 못하고, 잠도 푹 못 자니까요.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건가,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 싶어지는데요. 절대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그들이 공동주택의 기본 매너를 모르는 겁니다(무식해). 그러니 그런 생각일랑 마시길요.

 

 

층간소음, 진짜 겪어보니 치가 떨리네요. 겪어본 분들은 '뉴스에서 층간소음으로 칼부림 나는 거 왜 그런지 자기는 이해한다'라고 말씀하세요. 저도 100% 동감합니다. 평소에 일절 욕을 안 하는데 그 사람들한테는 썅욕이 절로 나올 것만 같습니다.

 

층간소음을 느꼈고, 어떤 소리가 문제인지, 대강 어느 집에서 소음이 발생되는지 파악했다면 이제 해결을 해봐야겠습니다. 어떤 해결방법들이 있는지, 법적으로 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좋게 해보려 한 시도들: https://punch-aejung.tistory.com/32

층간소음 강경대응 방법: https://punch-aejung.tistory.com/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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