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1단계: 어디에서 어떤 소음이 나는 건지 확인(https://punch-aejung.tistory.com/31)하고 #2단계: 잘 해결해보려는 노력(https://punch-aejung.tistory.com/32)을 1차로 해봤지만 소용 없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심부름센터 무서운 삼촌한테 부탁해서 윗집에 올려보낸다, 윗집 아이의 눈을 멍하게 쳐다보다가 '너구나'라고 말하고 지나간다, 출소 후 조용히 지내고 싶다는 내용의 쪽지를 써붙인다 등등 인터넷에 별 방법이 다 있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현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현실적인 방법들 쭉 정리해볼게요.
여론 만들어 공론화 할 것
1. 엘리베이터에 호소문 부착
이때 관리실에서 붙이는 것처럼 공식적인 포맷을 갖춰 적는 것이 효과가 있습니다. 호소문을 붙이면 주변 주민들이 너도나도 괴롭다 포스트잇을 붙여 의견을 표현해주기도 하시고요. 그런데 몇 동 몇 호 라고 딱 명시해서 문서를 붙이는 것은 법적으로(명예훼손이라네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저희 아파트에는 5층~9층 사이 몇 시 경 무슨무슨 소리로 괴롭다 하는 식으로 호소문이 최근에 붙었습니다.
2. 가해자의 주변 세대와 소통해보기
예를 들어 우리 윗집이 가해자라면, 가해자 집의 옆집, 윗집, 아랫집과 기회가 될 때 소통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가해자 집이 시끄러우면 주변 집도 똑같이 고통 당하고 있을 확률이 크거든요. 엘리베이터에서, 분리수거할 때 혹시 만날 기회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물어보고 같이 연대해서 비슷한 시기에 관리사무소로 민원을 넣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집이 예민한 게 아니라 너 때문에 모두가 고통 받고 있다 라는 것을 알릴 수 있죠.(가해자들은 꼭 피해자한테 예민하다고 함....) 저희 집도 윗집의 옆집에서 괴로워한다는 소식을 경비 아저씨가 슬쩍 흘려주셔서, 윗집의 옆집과 함께 동시에 민원을 넣었었습니다. (슬프게도 층간소음 개선은 안 됐습니다....)
3. 관리사무소 민원은 계속해서 꾸준히
너무 자주는 문제가 있겠지만 잊을 만 하면 다시 전화해서 강력하게 항의를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법적/공식적인 방법
1.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국가에서 층간소음 중재를 위해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온라인 사이트(http://www.noiseinfo.or.kr/about/stairsreqinfo.jsp?pageNo=1201)
어떤 문제로 괴로운지 써서 신청 서류를 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저는 시도해본 분들의 전체적인 후기를 보고 시간낭비일 것 같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신청하면 일단 확인 전화가 온다고 해요. 상담원 분이 이런저런 상황을 더 자세히 파악하고, 방문 시간을 잡는다고 합니다. 직접 와서 소음 측정하고, 윗집에 방문해서 윗집과 대화로 잘 풀어보려 대신 노력도 해주시고, 윗집에 층간소음 방지 슬리퍼를 주기도 하신대요. 윗집에 협조를 부탁한다는 공문을 발송해줬다는 후기도 봤는데요. 근데요. 뭐가 달라졌다는 분들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이미 앞에서 다 해본 것들이잖아요. 편지 써서 호소도 해보고, 찾아가서 따져도 보고, 슬리퍼도 사줘보고. 그걸로 바뀔 사람들이면 진작 바꼈겠죠. 상담원 분들이 찾아와서 좋게 좋게 말한다고 달라지는 점이 1도 없다고 합니다. 제가 기대했던 건 층간소음센터가 개입되면 뭔가 법적으로 처벌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다는 거였는데요. 법이 너무 허술하고 구체적이지도 않아서 웬만한 건 법적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이게 빡쳐요 진짜로). 오히려 층간소음센터 왔다 가면 가해자에게 '법적으로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나보군?'이라는 안도감을 심어주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2. 경찰 신고
소음이 너무 심할 때는 경찰에 '윗집에서 뭔 일이 난 것 같아요. 무서워요'라고 신고하신다는 분들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으면 경찰 분들께서는 일단 방문해서 주의를 주거나 집안을 확인하시기 때문에, 약간 겁주는 효과는 있다고요.
3. 층간소음 소음 측정
층간소음 관련 법에 보면 몇 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지속적으로 나면 처벌할 수 있다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증거를 남기겠다고 녹음해보기도 하고, 소음 측정기를 사볼까 알아보기도 했는데요. 일단 발소리나 뛰는 소리 물건 쿵쿵 내려놓는 소리는 진동이기 때문에 녹음기에 제대로 잡히지도 않고 소음 측정도 거의 불가능하더라고요. 그리고 층간소음이라는 게 공장 돌아가듯이 계속 지속되는 게 아니라 생각지도 않을 때 쿵쿵 거려서 사람 심장 터지게 하는 건데 이게 어떻게 지속성이라는 게 있겠냐고요. 뭐 이런 문제 때문에 법적 보호는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남은 건 복수
이렇게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이 복수입니다.
1. 우퍼 스피커: 가장 많은 분들이 선택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우퍼 스피커를 천장에 부착하고 사람 돌 것 같은 음악을 최대치로 켜고 여행을 가버리거나, 어린 애 있는 집이라면 음란한 신음소리가 담긴 소리를 켜서 그 집 엄마를 미치게 하거나 하는 등. 그런데 요즘 뉴스에서 보니 복수하려고 우퍼 스피커 틀었다가 피해자가 역으로 법적 처벌 받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도대체 피해자는 뭘 할 수 있나요.
2. 천장 고무망치로 치기: 고무망치로 몰딩 사이 텅텅 울리는 부분을 치면 윗집으로 진동이 가서 소음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판사판 너도 당해봐라인 거죠.
3. 냄새 공격: 화장실 환풍구를 열고 담배를 핀다, 화장실에서 오징어나 생선을 미친듯이 구워댄다, 담배를 안 피면 쑥뜸 같은 걸 환풍구에 대놓고 연기를 올려보낸다(담배 냄새랑 똑같다고 함). 너도 니 집에서 맘대로 살겠다니까 나도 내 집이니까 맘대로 살겠다, 뭐가 문제냐?
이 복수 단계까지 가시면 정말로 '내가 미친년이다' 하는 심정으로 꾸준히 독하게 밀고 나가셔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정말 층간소음 때문에 사람이 미칠 것 같고, 두통에 시달렸기 때문에 너무너무 괴로웠는데요. 윗집에서 현관문 쿵 닫고 들어와서 쿵쿵쿵쿵쿵 걸어다니기 시작하면 씩씩대면서 고무망치 찾고 천장 노려보면서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한번 두통이 생기기 시작하니까 점점 더 작은 소리가 잘 들리는 것 같더라고요. 예민해져서. 이걸 '귀트인다'라고 하더군요. 맨날 집에 있으면 조마조마하고. 휴대폰으로 '층간소음' 검색만 미친듯이 해보고. 글 보면서 해결 방법이 없는 것 같아 절망하고. 이게 사람 사는 게 아니었어요.
저는요. 잘 구슬리는 것부터, 여론도 모아보고, 법적대응도 알아보고, 복수도 해보고 다 해봤습니다. 근데 달라진 게 없었어요. 윗집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예민해서 못살겠다는 듯이 나오고. 그렇게 1년을 넘게 사니까 사람이 잠도 못자고, 몸은 아프고 신경질이 극에 달한 사람이 되더라고요. 나를 위해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냥 다 포기하고 이사했습니다. 탑층으로. 탑층 역시 아랫층 소음이 올라와요. 아랫집 옆집 시끄러우면 똑같이 시끄럽긴 해요. 그런데 윗집에서 직접적으로 두드리는 거랑은 차원이 달라요. '아 아랫집 뭐 하나 보네' 하는 정도로 넘어갑니다. 진작 나올걸, 그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서 삶의 질이 그렇게 낮게 살았던 게 믿기지 않습니다. 여전히 저는 층간소음 문제가 나오면 분노에 가득 찬 상태예요. 층간소음 관련 커뮤니티 같은 데 올라오면 꼭 들어가서 봅니다. 도대체 저 많은 시도를 해보고도 제발로 피해자가 내 집을 나와야 하는 상황이, 정상적인 건가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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