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샘에 돌이 생기는 타석증. 제가 예전에 겪었던 경험을 적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술 없이 자연스럽게 치유(?) 되었었답니다. 증상이 있어서 검색하시는 분들 있다면 큰수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지레 겁먹진 마셨으면 좋겠어요.
첫 증상: 평범한 날이었습니다. 퇴근해서 저녁밥을 먹는 중이었는데요. 김치를 먹는데 갑자기 오른쪽 턱 아래 사각턱 있는 부분이 뻐근-해지면서 살짝 아프더라구요. 이게 뭐지? 싶었는데 또 조금 뒤에 김치를 먹었는데 더 심하게 이번엔 뻐근해지면서 오른쪽 목이 눈에 보일 정도로 부풀어올랐어요. 개구리 볼이 볼록해지는 것처럼요. 제가 원래 인후염이나 후두염이 피곤하면 자주 오는 편인데, 요즘 피곤해서 인후염이 왔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듣도보도 못한 증상이어서요. (지금 생각해보니 김치가 신 음식이라서 침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침샘을 돌이 막고 있으니까 그 부분에 침이 모이면서 부풀어 오르는 거였더라구요.) 왼쪽으로만 씹어서 조심조심 겨우 밥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첫 증상 이후로 하루 이틀 동안 뭘 못 먹겠더라구요. 어떤 건 좀 먹어도 괜찮은데 어떤 건 또 목이 뻐근해지면서 목이 부풀어올라서요. 턱밑부터 귀까지 이어지는 부분이 엄청 뻐근하고 부풀었습니다. 이틀 후에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동네 이비인후과로 갔습니다.
진찰을 하던 선생님 얼굴이 갑자기 조금 어두워지면서 "큰 병원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는 거예요. 심장이 덜컥. 이거 뭔가 이상하구나 싶더라구요. 그때 처음 들었습니다 "타석증"이라는 질병을.
침샘에 돌이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 돌이 왜 생기냐구요? 허허. 이게 문제인데요. 이게 의사 선생님 말로는 딱히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하네요. 어깨에 돌이 생기는 어깨석회건염도 마찬가지래요. 석회질이 쌓여서 돌이 생기는 건데 음식을 잘못 먹거나 그래서도 아니고 딱히 대단히 유전적인 연관성이 높다고 할 수도 없고 원인불명이라고. 그냥 어쩌다가 그래지는 사람이 있는 걸로 생각하는 게 맞다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ㅠㅠㅠㅠㅠ 타석증 원인 찾기 위해 검색하시는 분 있다면 멈추셔도 될 것 같습니다. 결론은 아직 이유를 알 수 없다.
소견서를 받아서 강북삼성병원으로 갔습니다.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연계되어 있다고 직접 예약까지 도와주셨어요. 정밀검사 해보기까지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요. 이게 암은 아닌가. 임파선암. 갑상선암 다 검색해보고. 죽을 병은 아닌가. 큰 병원 가서 정밀검사 해보라고 하니 오만가지 걱정이 다 돼서 얼마나 누워서 휴대폰으로 검색을 해댔는지 모르겠습니다.
강북삼성병원에서 MRI 사진 찍었는데요. 침샘에 돌이 생긴 게 맞다고 했습니다. 엄청 희귀한 병은 아니고 종종 있는 일이니 너무 걱정은 말라고. 사진에 쪼꼬만 하얀 게 보이더라구요. 2mm 이내의 아주 작고 하얀 거. 돌 주변으로 염증이 생기면서 뻐근하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약간의 열감도 느껴졌고요. 돌의 위치도 중요한데 저는 레이저로 돌을 깨거나 하기엔 좀 위치가 애매하다고 하셨어요. 이게 자연적으로 돌이 빠져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일단은 소염제를 먹으면서 자연적으로 치유되는지 지켜보자고 하셨어요. 신 거 많이 먹어서 침 분비가 충분히 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고. 일단 충분히 잘 쉬면서 컨디션 조절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뭐-든지 무슨 병이든 면역력은 기본 오브 기본인 것 같네요. 면역력이 낮아지면 또 염증이 심해질 수 있으니까요. 약 먹으면서 지켜보고 혹시 통증이나 증상이 다시 나타나면 바로 병원으로 다시 오라고 하셨습니다.
소염제를 3일 정도 먹자 뻐근하고 아팠던 증상이 사라졌어요. 그냥 이렇게 있으면 되는 건가 불안불안하게 하루하루를 이어가던 중!! 아마 몇 주 정도 흘렀던 것 같아요. 혀 아래 뭐가 딱딱한게 느껴지더라구요. 뭐지 뭐지. 혀로 계속 만져보다가 거울을 봤더니. 피곤하면 혀에 구멍나는 것처럼 엄청 크게 흰 구멍이 보였어요. 딱딱한 뭐가 자꾸 걸리길래 손톱으로 이래저래 만져봤는데. 갈색 돌 같은게..... 갑자기 뿅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1미리 2미리 아주 쪼---그맸어요. 이게 그 돌!!!!!! 저는 자연적으로 빠져나온 운 좋은 케이스였던 것입니다.
입속 사진은 조금 징그러우니 작게 작게 하나 보여드릴게요(교정장치도 하고 있던 중이라 부끄럽지만 ㅠㅠ). 돌이 빠져나온 당일. 혀 아래 저렇게 누리끼리하게 동그랗게 구멍이 뚫렸습니다. 입이 심하게 헐었을 때처럼. 아마도 염증이 아닐까 싶어요. 저 하얀 구멍 속에 딱딱한 게 있어서 손톱으로 살살 밀어냈더니 돌이 딱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그 뒤로 단 한 번도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병원에 따로 가보진 않았지만 깨끗하게 잘 빠져나온 것 같아요. 물 섭취 많이 하고 잠 규칙적으로 자고 부드러운 음식으로 자극적이지 않게 먹어주고. 평소에 감기 걸렸을 때 몸 관리 해주는 것처럼 컨디션 조절만 해주었답니다. "염증"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는 거라고 하셔서 염증을 없앨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저는 술을 원해 안 마시지만, 술담배는 당연히 당연히 염증에 악영향을 끼쳐서 증상이 나빠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짜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염증이 안 좋구요. (다행히 인후염으로 하도 고생을 해봐서 염증에 뭐가 안 좋은지는 잘 알고 있었네요) 몇 년 동안 몸 속에 계속 가지고 있다가 몇 년이 지나서 다시 증상이 나타나서 수술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더라구요. 일단 몸 안에 돌을 가지고 있으면 다시 언제든 증상이 재발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로부터 3년이 지난 최근. 어깨석회건염 증상이 제게 찾아왔습니다...... 어깨 통증이 극심하게 찾아왔다가 다시 사라져서 지금은 아무 문제가 없긴 한데요. 예의주시하고 있어요. 근데 아빠한테 말을 하니 아빠도 똑같이 어깨석회건염으로 몇 년 극심하게 고생하신 적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참고로 저희 아빠는 어깨석회건염 수술 해봐야 100퍼센트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셔서 그냥 매일매일 스트레칭 하면서 조심조심 어깨 쓰고 계시다고 합니다) 흠... 아무래도 아주 약간은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도 아닐까 의심을 해보게 되네요. 그러니까..... 타석증이 왔던 사람은 그 똑같은 돌이 어깨 골반 등 다른 곳에 생길 가능성도 있는가봐요. 어깨석회건염 또한 일단 소염제를 먹으며 자연치유되는지 살펴보고 레이저로 깨는 방법을 시도해보고 수술을 하기도 하고... 타석증과 치료 방법이나 단계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아.... 이거 뭐. 이유를 단정할 수 없는 거라고 하니 진짜 답답하긴 하네요. 그저 면역력과 컨디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ㅠㅠㅠ
음식물 섭취했을 때(특히 신 음식 먹을 때!!) 목 부분이 뻐근해지면서 부풀어오른다면 타석증 의심해보세요. 그런데 너무 걱정부터 하진 마시고 사진 찍어서 정확한 진단부터 받아보세요. 소염제 먹으면서 기다려보면 자연치유 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고 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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