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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 데일리 실천 #2. TV 없는/소파 없는 거실 인테리어로 살아요

미니멀라이프

by 애정펀치 2020. 11. 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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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평 아파트 우리집 거실. 베란다 확장형. TV 없는 거실, 소파 없는 거실이다. 테이블과 의자, 오디오, 오디오 위 조명 하나, 에어컨이 우리집 거실 가구의 전부다.





언제부터 TV 없이, 소파 없이 살았더라
24살에 독립한 후로 쭉 TV와 소파가 없었다. 처음엔 너무 작은 원룸이라서. 빌라로 이사한 뒤엔 일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아주 넓은 집은 아니라 공간 여유가 없어서 부피 큰 TV와 소파 들이긴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결혼. 10년 정도 TV와 소파 없이 잘 살았는데 결혼한다고 꼭 남들처럼 TV와 소파를 사야 하나? 싶었다. 알다시피 TV와 소파는 신혼 필수 혼수 아니던가. 맘 한켠으론 나도, 지금까진 없이 살았다 해도 정식으로 내 집이 생기고 살림을 꾸리는 건데 없으면 좀 그렇지 않나? 싶더라. 소파에 다리 뻗고 누워 TV 보는 편안함과 즐거움을 나도 잘 알기에. 남편과 ‘일단 없이 한번 살아보고 정 불편하거나 아쉬우면 그때 구매하기로’ 했다.

결혼 3년째에 접어든 지금. 여전히 TV와 소파 없이 잘 살고 있다. 미래에 구매할 계획도 아직까진 없다.






햇살 가득 들어오는 빈 마룻바닥과 빈 벽.
TV와 소파가 없는 대신 내가 누리는 것들이다. 특히 빈 바닥을 가만히 보면 정말 기분이 상쾌하다. 빈 공간에서 우리는 TV를 보는 대신 정말 많은 걸 한다.

요즘처럼 건조할 때는 수건 빨래를 빨랫대에 말려 창가에 둔다. 집안 습도도 높아지고 새하얀 수건들이 햇살을 받으며 널려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까지 뽀송해진다.

빈백을 들고 나와 엎드려 책을 보기도 한다. 그러다 낮잠을 자기도 한다. 여름엔 창문을 열고 마룻바닥에 누워 낮잠을 자면 꼭 대청마루에 누워 있는 기분이 든다.

손님이 많이 찾아올 때는 큰방에 있는 6인용 테이블을 거시로 꺼낸다. 빈 공간이 많아서 열 명의 손님이 와도 여유롭게 앉아 함께 식사할 수 있다.

요가매트를 펴고 요가를 한다. 아침이나 저녁 여유로운 시간에 요가매트를 펴고 잠깐 갖는 나를 위한 운동. 비싼 돈 들여 요가원에 가지 않아도 마음의 여유와 몸의 건강을 챙기게 해주는 공간이다.

빈 벽도 조금은 허전한 채로 그냥 둔다. 빛이 들어와 벽에 부딪히는 모양들이 예뻐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청소도 편한 우리집 거실.





거실가구 #1. 식탁 겸 다용도 테이블
이 원형테이블에서 우리는 삼시세끼를 챙겨 먹고,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고,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기도 한다. 손님을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도 좋아하는데, 원형테이블을 거실 한가운데로 빼내어 3~4인의 손님을 맞기도 한다.

테이블 위 그림은 시시때때로 바꿔 거실 분위기를 전환해준다. 계절에 맞게, 기분에 맞게 그림을 바꾸는 것이 미니멀한 거실의 낭만이자 인테리어다. 주로 해외여행을 가거나 작은 도시의 편집샵에 놀러갔을 때 포스터류의 그림을 구매해오는 편이다. 좋은 여행의 추억과 기운이 거실에 드리워지는 느낌도 들어 참 좋다.





거실가구 #2. 오디오
우리집 거실엔 TV 대신 오디오가 있다. 음악을 좋아해서 그날의 무드에 맞는 음악을 자주 튼다. 음악을 들으며 창밖에 구름이 흘러가는 걸 구경하거나, 커피를
옆에 두고 읽고 싶었던 책을 읽으면 마음이 정말로 평화롭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라디오는 클래식FM <세상의 모든 음악>(매일저녁 18:00-20:00).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악들을 들을 수 있어 어디론가 떠나온 듯한 자유로운 기분이 든다. 저녁식사를 할 때 <세상의 모든 음악>을
자주 틀어놓는다. TV 보면서 밥 먹는 게 익숙했던 신랑도 식사 자체에 집중하는 게 제법 익숙해진 것 같다. 대화하면서 천천히 먹는 식사, 처음엔 어색하지만 조금씩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추가된 거실가구. 아기 바운서와 유모차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우리집 거실에 자리잡은 녀석들. 테이블 반대쪽에 남은 빈 공간이 아마도 곧 아이가 낮에 생활할 공간으로 바뀌게 될 것 같다. 토퍼를 깔고 아이를 낮에 뉘여 놀게할 생각이다.




소파 없는/ TV 없는 인테리어 불편하진 않나요





소파 대신 캠핑의자
거실 구석에 세워놓은 캠핑의자 두 개. 평소엔 공간 차지 않게 접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펼친다. 편안하게 앉아 쉬고 싶을 때 딱이다.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실 땐 어김 없이 캠핑의자를 펼친다.

우리는 근처 공원으로 피크닉을 나가거나 캠핑 가는 것도 좋아한다. 그때도 이 의자를 차에 실어 가져간다. 밖에서 사용하고 들어오면 흙과 먼지를 잘 닦아서 다시 거실 의자로 탈바꿈한다.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고, 자리도 차지하지 않으면서, 머리까지 편안하게 받쳐주는 의자라 너무나 만족하며 사용한다.





TV 대신 아이패드
솔직히 나는 TV 보는 걸 오히려 좋아하는 쪽에 가깝다. 지금도 친정엄마집에 가면 하루종일 리모컨 들고 소파에 누워 있는 걸 좋아하고, 시댁 가서도 텔레비전 앞에서 떠나질 않는다. 부모님들은 의아해 하면서 텔레비전을 저렇게 좋아하는데 어떻게 없이 살까? 하신다.

그러니까 우리집에 TV가 없는 건 내가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나의 의지와 선택이다. 텔레비전은 뭐랄까 내가 주도적인 느낌이 아니다. 거기서 틀어주는 재방송과 볼거리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TV가 없다고 내가 각종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안 보는 건 아니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다시보기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아이패드로 시청한다.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본다는 것. 그냥 텔레비전을 볼 때보다 훨씬 주도적이다. 하루종일 리모컨 붇들고 있는 게 아니라 딱 그 프로그램 다시보기가 끝날 때까지만 본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거실. TV가 있는 거실은 TV를 보며 쉬는 곳이지만, TV가 없는 거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곳이다. 자유롭게 원하는 쓰임새로 사용하다가 자기 전에만 말끔하게 다시 치워놓는다. 내일 아침 일어났을 때 상쾌한 빈 바닥을 보고 싶어서.

집안의 중심인 거실 공간만 이렇게 깨끗하게 비워줘도 집 전체가 밝아 보인다.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왔을 때 햇살이 쫙 들이치는 거실 바닥을 보면 얼마나 마음이 좋은지.

거실을 깨끗하게 비운 뒤 얼마나 좋은지 깨달았고, 나머지 방들도 그렇게 비우기 위해 조금씩 조금씩 노력해오고 있다.

앞으로도 이 집이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곳이길. 쉬고 싶을 때 쉬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걸 나눠 먹고, 운동하고, 책을 읽고, 늘어지고 싶을 땐 늘어지는. 어떻게든 나에게 딱 맞게 변할 수 있는 공간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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