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월 아기.
태어나 처음으로 감기에 걸리다.
기침과 콧물이 처음인 아기는
재채기 해서 콧물만 흘러도 놀라서 오열하며 울었다.
두 돌 때까지 감기 한 번 안 걸렸다는 게 새삼 감사.
앓고 나더니 말도 행동도 쑥 자랐다.
잊기 전에 적는
감기 치료 일지.
오후에 놀이터에서 찬바람 쐬며 놀았음.
이미 하루 전부터 쉽게 피곤해 했음.
저녁 이후부터 이마가 뜨끈한 게 느껴짐.
놀이터에서 논 게 힘들었나 의심.
밤새 37도 38도 오르락내리락.
하루종일 37도 후반-38.2도.
열 외에 아무 증상이 없어 병원 가지 않고 하루 지켜보기로.
6개월 전에 냉동했다가 해동한 닭죽을 먹고
아무 증상 없이 40도 고열이 3일 유지되었던 경험이 있어
혹시 전날 먹은 꼬막 때문에 그런가 의심했음(결론은 아니었고 열감기였음)
증상 없이 열만 나니 별의별 의심을 다하게 된다는…
지난밤 38.0도 내내 유지되었고
점심 밥 먹다가 입이 아프다고 갑자기 심하게 울다가 구역질을 해서
목이 부었거나 구내염이 아닌가 의심되어
병원 가보기로 결정.
음식 먹다가 실수로 씹은 자국이 입 안에 하얗게 남아 있긴 한데
이 정도로 열이 난다는 건 말이 안 되고
헤르페스라면 잇몸이 부어 있을 텐데 그렇지도 않다.
만약 독감이라면 기침 콧물 가래 구토 가릴 것 없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텐데 그렇지도 않다.
장염이 시작되는 것일 수도 있다.
애들은 속이 불편하면 음식을 거부한다.
일단 기침 가래 장염 약을 약하게 다 줄 테니 먹으면서 지켜보자.
증상 없이 열만 쭉 유지.
해열제 4-6시간마다 복용.
약 기운 돌면 좀 떨어졌다가 4-6시간 지나면 38도 초반으로 오르기를 반복.
낮잠을 내가 앉아서 안은 채로 재웠는데(몸이 힘든지 누워 자다가 자꾸 깨서)
땀을 엄청 흘리면서 잤음.
그러더니 그 후로 열이 똑 떨어짐.
그런데 열이 떨어지자마자
목소리가 확 쉬는 것 같더니
콧물이 주륵 흐르고 가래 기침을 하기 시작.
밤새 가래가 끓어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다시 병원으로.
아마도 어떤 감기 바이러스인 것 같다.
항생제 5일치 처방해주겠다.
병원에서 콧물을 빼는데
콧물이 어마어마하게 나왔음.
아기랑 내내 붙어 있었더니
나까지 목이랑 코가 꽉 막힌 느낌이 들어
소아과에서 같이 약 처방 받았다.
옮은 듯.
이후 나도 일주일 넘게 항생제 먹음.
콧물과 가래가 어마어마하게 나와서
아기가 얼마나 괴로울지 간접체험…
그 이후
이후 3일간
거의 밤을 새서 아기를 안고 있었음.
가래가 코와 목에 차서
컹컹 거리다가 깨서 울고 반복.
안아서 재우면 좀 나은 듯 했음.
처음엔 재채기 하면 노랗고 하얀 찐한 콧물 쭉 나오더니
콧물 양이 미세하게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
콧물과 기침 확연히 줄었으나
아침 가래 소리가 들리고 목소리도 변하는 정도.
열은 한 번 내린 후로 다시 오르지 않음.
10일까지 먹일 수 있는 항생제이므로
항생제 5일 추가 처방할 테니
10일 후에 엄마가 보기에 가래가 똑 끊어진 거 같으면 병원 안 와도 되고
약간이라도 남아 있으면 다시 오세요.
아기 많이 울리는 것도 방법인데
심하게 울면 기침도 하고 콧물도 나면서 속에 있는 가래가 빠져나온다.
여기서 다시 열이 오르면 폐렴이 온다.
주의해서 관찰하도록.
중간에 한두 번 아기가 귀가 아프다고 해서
혹시나 중이염이 왔나 걱정했는데
귀는 깨끗하고
감기 때문에 한두 번 정도 아프다고 할 수 있음.
지속적으로 아프다고 하는 게 아니면 괜찮다.
——————————-
증상 없이 열만 나는 게 세 번째.
이유를 모르니 초반에 얼마나 답답하던지.
의사 선생님은 오히려 면역력이 매우 강할 경우
증상 없이 열만 나다가 낫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면역력이 약하면 설사든 토하든 바로 증상이 나와버릴 텐데
몸이 최대한 버티고 싸우느라 열만 나는 경우 있다고.
증상 없는 열은 해열제 먹이면서
최대한 세심하게 추후 어떤 증상이 발현되는지 관찰하는 게 최선.
그리고 증상 없는 열은
항상 장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속 편하고 따뜻한 음식으로 먹이는 게 좋겠다.
되도록 과일과 유제품도 금지.
나도 증상 없는 동안은 유제품 과일 끊고 최대한 탄수화물 위주로 먹이다가
감기인 걸 확인한 뒤로 과일 먹이기 시작했다.
인생 첫 감기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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