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백일 막 지나자마자 서울에서 친정이 있는 순천까지, 편도 4시간 자동차 여행을 했습니다. 아직 아기 너무 어린데 괜한 무리를 하는 건 아닐까 가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탈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 듬뿍 먹고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해서 안 왔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정도예요.
백일 아기와 장거리 여행 앞두고 고민하거나 걱정하실 분들을 위해 제 경험을 기반으로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아기와 장거리 자동차 여행할 때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할까요?
저희는 두 가지를 생각했어요.
첫째, 되도록 아기가 밤잠 자는 시간에 재우며 이동하자. 낮 시간은 아기가 깨어 노는 시간도 길고, 그때 억지로 카시트에 눕게 하면 짜증낼 확률도 크고요. 또 아직 수유 텀도 길지 않은데, 휴게소 멈춰서 수유하고 소화 충분히 시키고 하려면 1시간 이상 총 이동시간이 길어지겠더라구요. 운 나빠서 수유시간 2번 걸리면 2시간 이상 더 걸릴 수도 있고요.
둘째, 최대한 차 덜 막히는 시간에 이동하자. 서울에서 순천까지 4시간인데요. 특히 서울에서 차 막히기 시작하면 1-2시간 오바되는 거 정말 일도 아니거든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저희가 이동한 시간은 언제냐면요.
서울-순천은 새벽 5시 출발. 순천-서울은 밤 8시 출발했습니다.
당시엔 딱 110일경이었는데 밤7-8시에 먹고 자면 4-6시에 깨서 먹고 다시 2-3시간 자는 패턴이었거든요. 그날도 마침 4-5시에 깨서 맘마 먹으려고 하길래 먹이고 바로 출발! 반대로 서울 올라올 때 밤에 이동한 건 서울에서 차 막히지 않으려고요. 순천에서 새벽5시에 출발하면 서울 도착했을 때 출근지옥인 시간이라 차라리 밤 이동을 택했습니다.
아기 물건 챙긴 캐리어는 차 트렁크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동하면서 아기에게 필요할 수 있는 물건은 따로 배낭이나 크로스백 등에 챙겨야 해요.
기저귀 3-4장
손수건 2장
여벌옷
속싸개: 추울 때 덮어주고, 차에서 내려 이동할 때 찬바람 쐬지 않도록 덮어줄 때.
물티슈
쪽쪽이: 이동중 잠깨서 울거나 잠들기 힘들어 할 때
좋아하는 치발기나 장난감
+ 젖병 분유 등 수유용품(저는 모유수유하기 때문에 수유용품이 없어 짐이 간편했습니다)
안으로 깊에 쑥 들어가 있고 보호 시트도 두껍기 때문에 밖에 있는 어른보다 아기가 더 덥게 느껴요. 한겨울이 아니면 되도록 메쉬 소재 시트로 깔아주면 좋고, 지나치게 히터 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해요. 안 그럼 도착해서 아기 일으켰을 때 뒷목부터 등까지 땀 범벅이 되어 있을지도 몰라요. 땀이 등쪽 뒤로 차기 때문에 엄마가 얼굴 쪽만 만져보고 아기 더운지 모르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인형이나 초점책 같은 거. 뒤보기를 하는 카시트라면 뒷좌석에 매달거나 붙여줍니다. 깨서 이동할 때 지루해서 짜증내지 않게 도와줘요.
아직 아기들은 피부가 약하기 때문에 자외선 조심해야 해요. 커텐 없으면 눈부셔서 눈도 잘 못 뜨고요. 휴게소에서 차에서 수유할 때도 필요할 수 있으니 ( 요즘 코로나라 수유실 이용도 쉽지 않고요) 미리미리 준비합니다.
저희는 밤잠 자는 시간이라 쉬지 않고 쭉 달려서 3시간30분만에 도착했는데요. 밤이 아니라 낮 시간 이동이라면 아기가 힘들어할 수 있어서 1시간에 한 번은 휴게소 정차해서 일으켜서 안아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른도 장거리 이동은 피곤한데 아기도 마찬가지겠죠. 이동 당일은 너무 많은 자극이나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익숙한 엄마아빠와 편안한 시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저희는 순천에 간 당일에 너무 별생각 없이 친정 엄마 손에 아기 맡기고 산책 나가고 그랬는데. 장거리 이동에 낯선 장소에 낯선 사람까지 겹치니 너무 힘들었는지 그날밤에 한 시간 정도 자지러지게 울더라구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면서 어찌나 미안하던지. 아직 너무 어린 아가니 세심하게 컨디션 살펴주어야 할 것 같아요.
장소와 환경이 낯설어지면 놀랄 수 있으니까요. 저는 타이니모빌을 챙겼어요. 낯선 할머니집 거실이지만 항상 보던 모빌을 보면 표정 편안해지면서 잘 놀더라구요.
괜히 욕심부려서 외출하거나 여행해서, 아기가 힘들어 하진 않을지 엄마 고민이 많지요. 하지만 억지로 답답하게 집에서 참는 것보다 적절하게 여행도 가고, 리프레시도 해서 양육자 기분이 좋아진다면 아기에게도 훨씬 더 좋은 영향이 갈 거라 생각해요. 너무 걱정 마시고, 조심조심 나가서 즐거운 외출 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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