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을 내는 것'이 오랜 꿈인 분들이 많다. 정말로 많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통의 원고 투고 메일을 받는다. 안타깝게도 내 경우 98퍼센트의 메일에는 반려 메일을 보낸다. "소중한 원고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떤 투고 메일은 기획서를 연 지 1분 이내에 창을 닫고, 어떤 기획서는 계약까지 가진 않을 걸 알지만 흥미롭게 읽어보기도 하고, 어떤 기획서는 허술한데 '어라? 괜찮을지도?' 하면서 끝까지 읽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솔직하게 1분 이내에 창을 닫게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검토할 수 있는 기본 내용조차 없어 안타까울 때도 많다.
출판사에 원고 투고할 때 지키면 좋을 기본에 대해 알아보자. 물론, 계약까지 진행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담당 편집자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편집자마다 기획하고자 하는 책의 방향, 가치, 중요 기준이 천차만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의 내용들은 정말 '기본'에 해당한다. 투고하기 전에 혹시 내가 이런 실수를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 리스트로 삼으면 좋겠다.
1. 다수의 출판사 메일주소로 전체 보내기를 하지 않는다.
메일을 보낼 때 '받는 사람' 주소에 엄청나게 많은 출판사 메일주소가 한 번에 적힌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물론 인연이 닿는 곳을 만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여러 출판사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하지만 번거롭더라도 '한 곳씩' '순차적으로' 보내도록 하자. '이 출판사에 왜 투고하게 되었나'처럼 스페셜한 문구는 적지 못하더라도, 기본 예의이므로.
2. 블로그에 쓴 글을 원고에 그대로 모으지 않는다.
특히 여행기 원고일 때 이런 경우가 많다. 여행을 다니면서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썼고, 그걸 모아서 책으로 내고 싶다는 것. 물론 아주 가끔 글의 퀄리티가 높거나 이미 포스팅을 하면서 많은 팬들에게 지지를 받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일기 수준의, 또는 하루 일정 브리핑 수준의 글일 때가 많다. 블로그를 하는 분들이 늘면서 이런 경우가 정말 많다. 블로그의 글을 책으로 묶고자 생각했다면, 현재 블로그에 있는 글의 퀄리티가 책으로 출판해도 될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비슷한 부류의 다른 책을 참고하여 비교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3. 원고 장르별로 투고해야 할 출판사가 다르다.
취미 관련 원고는 취미/실용서를 출판하는 출판사에, 장르 소설을 장르물을 출판하는 출판사에 투고해야 한다. 무조건 출판사 규모 순위만 보고 리스트를 뽑아서 투고하지 않도록 하자. 내 원고와 유사한 장르, 소재에 대한 책을 출판하고 있는 곳일수록 투고했을 때 긍정적인 답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4. 필수: 출판기획서, 저자소개, 목차와 샘플원고(또는 전체원고)
1) 출판기획서
"책의 가제, 기획의도(집필이유), 예상 독자, 다른 책과 비교했을 때 특별한 이유" 이 항목들은 반드시 들어가도록 한다. '내가 이런 경험을 했는데 이런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또는 '내가 이쪽에서 이런 전문가인데 이런 책이 없어서 직접 집필하게 됐다' 같은 구체적인 '계기'와 '독자층'이 드러나는 기획서일수록 좋다. 자신의 대단함을 알리기 위해, 명성을 높이기 위해 책을 쓰려는 분도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출판사에 투고를 해서 출판을 하기보다는 자비출판을 통해 출판을 하길 추천한다.
2) 저자소개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그가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력, 경험, 클래스, 강연, 방송, 출판, SNS 채널 운영, 칼럼, 수상경력 등 원고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무엇이라도 자세할수록 좋다. 꼭 외부에서 인정 받은 경력이 아니더라도 원고와 관련된 개인 경험이라면 상세히 적도록 하자.
3) 목차와 샘플원고(또는 전체원고)
출판기획서를 훑어본 후 편집자가 꼭 살펴보는 것이 '목차'다. 원고의 전체 흐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목차 소제목 등을 멋부려 뽑는 것도 좋지만, 원고의 전체 내용이 한눈에 보일 수 있게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샘플원고는 2~3꼭지만 있어도 원고의 질을 가늠해보기에 충분하다.
5. '내 원고만의 특별함'을 강조하자.
그것이 원고의 중요 '콘셉트'일 것이다. '글쓰기 책'이라면 기존의 책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다른지(나은지)' 또는 '항상 인기 있는 어떤 콘셉트를 더 발전시켰는지' 메일과 기획서에 잘 드러나 있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기존 글쓰기 시장과 글쓰기 책에 대한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내 경험과 발상이 특별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다른 책들을 살펴보면 비슷한 책이 정말 많을 수도 있다(투고 메일도 이런 때가 많다. 내 책은 다르다고 말하는데 막상 편집자는 이런 책을 정말 많이 본 경우). '다른 저자에게는 없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저자'도 내 원고만의 특별함이 될 수 있다. 저자 자체가 특별한 콘셉트가 되는 경우다. 사실 '내 원고만의 특별함'에 대한 고민은 원고를 쓰기 전에 해보면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내가 다른 책들도 많은데 이 책을 왜 쓰려고 하지?' '뭐가 특별하지? 뭐가 다르지? 뭐가 낫지?' 그 '특별함'이 원고의 제목이고, 콘셉트가 되어야 하며, 원고 전체에 부각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편집자의 눈에 띌 확률도 매우 높아진다.
6. 투고 메일에 대한 답장은 언제쯤 올까?
일반적으로 일주일 정도 기다렸는데 답이 없다면 반려의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겠다. 투고 메일마다 답장을 드리는 것이 예의이나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일주일 이내 답이 없다면 다른 출판사의 문도 두드려보자.
7. 투고하기 전에 읽어보면 좋은 책들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 정상태 저, 유유, 2018
<출판사가 OK하는 책쓰기>, 최현우 저, 한빛미디어, 2020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박보영 김효선 저, 예미, 2020
위의 책들을 추천한다. '투고의 팁'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어떻게 원고를 기획하고 쓸 것인가'를 중요하게 다룬다. 내 책을 스스로 어떻게 기획할 것인지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들이다.
내 책 출판하는 방법 4가지
>>>punch-aejung.tistory.com/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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