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교정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분들 많으실 줄로 압니다. 저 또한 치아교정 경험이 있는데요.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저의 교정 후기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적어보려 합니다. 비용, 관리법. 전후 외모변화, 관리방법 두루두루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교정 결심한 계기: 교정 전 사진입니다(당시 22세). 오른쪽 위쪽에 있는 송곳니 덧니가 아주 심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이 덧니가 점점 더 위로 올라가면서 심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웃을 때 덧니가 보이는 게 귀여운 특징이니 괜찮은 것 같다 했지만 어쩐지 더 시간이 지나면 덧니가 정말 심해질 것 같았어요. 그렇다면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지금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결정하게 되었습니다(이미 성인 교정이긴 했지만).
교정한 치과 결정: 부모님이 오랫동안 이용해오신 치과에서 교정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무래도 병원은 오래 겪어본 곳이 좋으니까요. 그런데 교정을 경험해보니 초반에 발치도 해야 하고 생각보다 격하고 힘든 수술 같은 과정도 많더라구요. 그래서 잇몸 수술 등이 가능한 병원 규모에서 교정을 받는 게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정 기간: 1년(유지장치는 이후에도 계속 하고 있음). 그런데 이건 얼마나 성실하게 병원에 가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날 것 같습니다. 초반에는 1주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가야 하고 나중이 되어도 적어도 2주일에 한 번은 방문해야 하는데요. 빠지지 말고 오라고 할 때 딱딱 말 잘 듣고 가야 빨리 끝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회초년생 때 교정을 했는데(27세) 회사생활 하면서 치과 꼬박꼬박 가는 게 진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갔어요. 초단기로 교정 마쳐준다는 치아교정 광고도 많이 봤는데요. 치아라는 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는 성격이 엄청나게 강하다고 해요. 그래서 저도 교정기 다 뗀 이후로도 틀니 같은 보정장치를 1년 동안 잘 때 했고요. 아랫니 앞쪽에는 보철물을 지금까지(6년째) 덧대고 있습니다(다행히 밖에 보이진 않아요). 그 정도로 오랫동안 유지해줘야 그 자리에 계속 있을까 말까인데 빨리 교정 끝내는 게 과정 안전할까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물론 저는 전문의사는 아닙니다만). 뭐든 급하게 하면 탈이 생기는 거 같아요.
교정 비용/가격: 600만원+알파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기본 비용이 있고 그때그때 추가 비용이 나올 때가 있었어요. 비용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해요. 더 심한 사람도 있고 덜한 사람도 있으니까요.
교정 제일 힘들었던 점
1. 초반 발치하는 과정: 저는 사랑니 3개를 발치했습니다. 발치하고 오면 몸살도 나고 열도 나고. 초반엔 발치도 하고 아직 덧니가 심한 상태에서 교정장치를 끼우기 때문에 병원에서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진짜 매일 너무 아팠어요.... 억지로 막 끼워 넣고 땡기고. (사진은 이미 어느 정도 교정이 많이 진행되었을 때입니다.) 사실 1년 내내 병원에 가면 고통 그 자체. 고통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이미 있는 치아를 다 억지로 바꾸는 것이니 어찌 편하겠어요ㅠㅠ 사진에 윗니 아랫니 고무줄로 묶어서 연결해 놓은 거 보이시나요? 저렇게 서로서로 묶어놓고 당겨놓기도 합니다. 입 천장 한가운데에 드릴로 구멍 뚫어서 나사 같은 걸 박기도 합니다. 그 나사와 이의 보철물을 연결해서 치아를 원하는 방향으로 당김. 고통 그 자체.
2. 음식 섭취를 못함: 보철물 끼우면 일단 잇몸이 성한 데가 없습니다. 입술 안쪽이 싹 다 헐어요. 입 안에 쇠를 가득 채우고 있으니 입맛도 없고 뭘 먹지도 못했습니다. 저는 거의 5~6개월은 부드러운 두부 요거트 같은 거만 먹었습니다. 먹는 게 힘들어지니까 살이 7킬로 정도 빠졌던 걸로 기억해요. 기다란 면이나 질긴 고기 같은 건 엄두도 못 내고요. 그래도 중반 이후에 좀 적응이 되면 이거저거 먹긴 합니다. 냉면 먹다가 냉면이 보철물에 끼어서 기도가 콱 막힌 적도 있고 돼지 껍데기 먹는다고 까불었다가 보철물 빠져서 치과로 직행한 적도 있네요. 먹는 건 어느 정도 교정 기간 동안 포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당부
양치와 치아관리에 신경을 엄청 쓰셔야 합니다. 저는 좀 더 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그래서 나중에 교정 끝나고 충치 치료하는 데 한 이백 깨진 거 같네요... 교정용 칫솔, 치간칫솔, 구강세정기, 가글 등 할 수 있는 건 전부 동원하셔야 합니다. 이가 움직이는 중이고 치아 사이가 벌어져 있기도 하기 때문에 충치가 생기기 딱 좋은 구조입니다. 그리고 보철물과 치아 경계도 깨끗하게 잘 닦아주세요. 치아 착색이 되기 쉽다고 해요. 나중에 보철물 뺐는데 보철물 자리만 하얗고 나머지 부분이 착색되버렸다는 분들도 많았어요. 결벽증 있는 것처럼 치아 관리 깨끗하게 해주셔야 합니다!
치아 교정 후 외모변화: 교정 후 사진입니다. 활짝 웃을 때 삐죽 나오던 덧니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 사진 찍을 때 확실히 활짝 웃게 되더군요.
- 얼굴형이 약간 변했습니다. 치아가 고르게 변하면서 얼굴형도 매끄럽고 더 갸름해졌어요.
만족도는?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할까?: 사실 좀 어려워요. 가끔씩 예전 사진을 볼 때, 와 정말 교정하길 잘했다 생각합니다. 미소가 더 예뻐지고 자신감 있어졌거든요. 저 덧니를 가지고 웨딩사진 찍었다면...? 뭐 그런 생각을 하면 착찹해요. 확실히 전후 변화가 확실합니다. 그런데 그 당시의 고통은 굉장했거든요. 정말 너무 아팠고 음식 때문에 일상이 고통스러웠고 체력이 너무 딸렸어요. 너무너무 아프고 힘든 과정, 그것만은 분명히 알고 시작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딜 각오를 한다면 치아 교정은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반적인 인상이 깨끗해지는 것 같거든요. 다만 너무 빠른 기간에 싸게 해준다는 병원들은 꼭 한번 의심해보세요. 치아는 아주 소중한 자산이에요. 죽을 때까지 써야 하는. 그러니 쉽게 싸게만 가려고 하다 보면 멀쩡한 치아를 다 망칠 수 있다는 것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몸에 손을 대는 건 신중해야 하고, 뭐든 정석대로 가는 게 가장 안전하고 후회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럼 치아교정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저의 경험이 도움되길 바라며 글 마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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