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성 피부염 증상/연고 :: 손가락 물집 대상포진인 줄 알았네
갑자기 시작된 손가락 통증
눈뜨자마자 아침부터 왼손 가운데 손가락이 에이는 듯 아팠어요. 눈에 보이는 증상은 없고 안쪽 통증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데 늦은 오후가 되자 통증 부위가 땡땡해지면서 오돌톨톨 작은 수포가 올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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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안 좋아서 급히 약국에서 먹는 염증 약을 사왔어요. 남편이 대신 사러 갔는데, 약사님이 위의 사진을 보고. 아직은 초기라 확실하진 않지만 물집이 더 크게 퍼지거나 통증이 심해지면 대상포진일 수도 있으니 바로 병원에 가보라고 하셨어요.
대상포진이라니. 대상포진은 몸 부위 어디에나 수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해요. 손가락에도 대상포진이 일어날 수 있다니.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네요.
이틀차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붓기가 심상치 않았어요. 손가락 두 마디 전체가 띵띵 빨갛게 부어올랐어요. 오돌톨톨 작았던 수포는 부풀어 오르고 노랗게 고름이 차기 시작하는 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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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피부과로 갔습니다.
진단명은 <접촉성 피부염>
의사 쌤이 원인은 둘 중 하나라고 하셨어요.
1. 지네 등의 벌레에 물렸거나
2. 어딘가에 마찰되면서 염증이 생겼거나
일단 대상포진이 아니었어요.
의사 쌤 얘기를 들으면서 두 가지 원인을 의심하게 되었는데요.
1) 통증이 시작된 전날밤 한옥 숙소에서 잠을 잤거든요. 한옥엔 지네 등 작은 벌레들이 아무래도 많아요. 자면서 벌레에 물린 건 아닐까? 의심되었고요.
2) 그게 아니라면 며칠 전 헬스장에서 케틀벨 스윙 운동을 했거든요. 손으로 쥐고 왔다갔다 올렸다내렸다를 반복하는 운동이에요. 몇 년 전에도 케틀벨 스윙 후에 접촉성 피부염이 손가락에 생겼던 경험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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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염 부위 자체는 좁은데 붓기가 심하니 엉덩이 주사를 한 대 맞자고 하셨어요. 붓기가 있다는 건 거기까지 수포가 퍼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3일치 먹는 약과 바르는 연고 처방 받아 왔습니다.
3일후
3일간 약을 먹고 연고도 챙겨 발랐습니다. 그런데… 아래 사진처럼 수포가 더 땡땡하게 부풀어 오르더라고요. 다행히 손가락 전체의 통증은 사라지고 붓기는 빠졌습니다. 다만 물집은 더 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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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피부과 재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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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피부과에서 물집에 구멍을 내서 고름을 짜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레이저 기계 같은 걸로 구멍을 두 방이나 내서 면봉과 휴지로 미친듯이 짜내심….. 아파 죽는 줄…. 그리고 빨간 자외선 소독 기계에서 5분간 소독 후 진정 연고를 발라주셨어요.
의사 쌤 왈,
집에서 수시로 스스로 진물을 빼내야 한다고 하셨어요. 진물이 시간이 지나면 또 차고 또 차고 할 텐데. 그때마다 면봉으로 꾹꾹 눌러서 진물을 빼내거나 휴지로 꼭꼭 누르라고. 그래서 진물이 나지 않을 때까지 완전히 말려야 한다고. 진물 짜낸 뒤에 연고를 바르라고. 무섭고 아파서 못 하겠으면 매일 병원 와서 짜야 한다고.
하루에 세 번 정도 의사 쌤이 시키는대로 진물을 짜냈어요. 아파도 참고 꾹꾹 눌러서.
단 처음 고름 빼는 건 병원에서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위생적으로 소독된 상태가 아니고 임의로 손대면 더 퍼지거나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어요.
그렇게 발병 후 10일 정도 지나자 겨우 딱지처럼 단단하게 변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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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자리부터 딱지처럼 검게 변하다가 전체가 검어지고. 딱지가 점차적으로 떨어졌습니다.
원래 살결로 돌아오기까지 2주도 넘게 걸렸네요ㅠㅠㅠㅠ 진짜 아프고 불편하고 고생스러웠어요.
접촉성 피부염은 초기에 빨리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약 먹는 게 진짜 중요해요. 괜찮겠지 생각 마시고 바로 병원 직행하세요. 안 그러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퍼져버립니다. 그럼 더 고생해요. 초기에 잡아야 이 정도로 끝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