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요가차이 :: 30대여자 요가4년 필라테스3개월 후기
요가 4년, 필라테스 3개월
26살부터 30살까지 일주일에 2~3번씩 요가 수업을 들었습니다. 당시에 케틀벨과 크로스핏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처음엔 피로한 근육을 이완시켜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요가를 시작했어요. 그러다 요가의 매력에 빠져 4년 쭉 수업을 들었고, 30대 후반이 된 지금까지도 수업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간간이 요가 매트를 펴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인생 처음으로 필라테스를 시작했어요. 현재 3개월차. 요가랑 비슷하겠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요가와 필라테스가 꽤 다른 운동이라는 게 느껴지네요. 제가 느끼는 필라테스와 요가의 차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필라테스와 요가 운동 효과 등 알고 싶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운동 전문가는 아니지만, 운동 꾸준히 해온 일반인의 의견으로 참고해주세요.
1. 맨몸으로 하는 요가, 기구를 쓰는 필라테스
요가는 보통 매트 한 장만 바닥에 깔고 내 몸만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필라테스는 체어 리포머 등 기구를 활용합니다. 제 경우 요가의 다운독 자세를 스스로 정확하게 잡는 데까지 1년 이상 걸렸다고 생각하는데요. 요가는 미세한 발의 각도, 몸 부분의 근육 느낌, 팔의 각도 등 오직 매트 위에서 스스로 정확한 자세를 느끼며 스스로 감을 찾아가야 해요. 반면 필라테스는 기구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정확한 자세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발 뒤꿈치를 풋바에 닿게 하고 손끝은 헤드레스트에 닿게 하세요"처럼 선생님의 디렉션이 있기 때때문에 가이드가 될 기준이 있달까요. 물론 미세한 근육의 쓰임을 스스로 느끼고 수정하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큰 자세를 잡을 때 기구가 가이드를 잡아준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필라테스가 운동 쌩초보자에겐 좀 더 자세 잡기 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2. 필라테스는 기구 사용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위의 내용과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필라테스는 기구를 활용해 다양한 자세를 취하기 때문에 50분 수업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요가의 경우 스스로 몰입하려는 노력도 필요하고, 맨몸으로 선생님의 말만 귀로 들으며 따라가기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집중이 잘 안 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필라테스는 기구 설명 들으면서 자세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습니다. 기구 명칭 익숙하지 않았던 초반에는 자세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차더라고요. 반대로 말하면 딴생각 할 생각 없이 지루할 틈이 없다는 뜻이겠죠.
3. 정신을 가다듬는 요가
필라테스가 기구를 활용해 지루할 틈 없이 수업이 집중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반면 요가는 정신까지 가다듬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가를 오래 할수록 왜 요가를 '수련'이라고 말하는지 알게 됩니다. 일체 외부 요인(기구) 없이 스스로 내 몸을 일으키고 누이고 견디면서, 스스로 가능한 만큼 정진해 나가는 운동입니다.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움직여지는 내 몸을 느끼고요. 필라테스가 정신없이 몸 을 단련하는 느낌이라면, 요가는 정신을 먼저 가다듬고 그 상태에 맞게 내 몸을 움직여나간다는 표현을 해봅니다.
4. 몸의 흐름을 깨우는 요가, 속근육을 조이는 필라테스
요가의 동작들은 물 흐르듯 연결됩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긴 춤을 추는 것 같달까요. 부드럽게, 자연스럽게, 내 몸을 느끼며 나만의 플로우를 따라갑니다. 각자의 몸 상태와 각자의 리듬을 따라가기 때문에 수강생마다 자세의 각도가 다르기도 하고 좀 더 오래 머무는 사람도 좀 더 빠르게 끝나는 사람도 있지요. 반면 필라테스는 정확한 자세로 정확한 동작을 수행해 나갑니다. 자세별로 특정 근육을 단련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특히 필라테스는 코어와 하체 속근육을 조이는 동작이 베이스를 이루더라고요. 여러 자세들이 플랭크와 스쿼트를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 필라테스를 하면서 헬스와 요가가 묘하게 섞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5. 독소가 빠지는 요가, 라인을 다듬는 필라테스
요가를 할 때 저는 피로로 인한 몸의 붓기가 빠지고 활력이 생기고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을 제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마치 불교에서 108배를 하며 땀이 쫙 빠지며 신체가 단련되고 정신이 깨어나는 듯한 느낌이요. 반면 필라테스는 하체 라인이 깔끔해지는 변화를 가장 크게 체감합니다. 3개월 정도 했는데, 엉덩이에 탄력이 붙으며 힙업되고 허벅지 라인 군살이 조금씩 깨끗해지는 걸 느껴요. 물론 요가를 통해서도 근육에 탄력이 붙습니다만, 그만큼 필라테스가 부위 집중을 하기 때문에 하체 라인이 두드러지더라 말씀을 드리는 것이에요.
6. 운동 복장의 차이
필라테스는 몸에 딱 붙는 운동복을 입어주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더군요. 예뻐 보이고 기분전환을 위해 딱 붙는 레깅스에 크롭 나시티 입는 것도 있지만! 필라테스는 정확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딱 붙고 노출이 되는 옷일수록 강사가 수강생의 자세가 올바른지 눈으로 체크하기가 더 쉽더라고요. 요가도 초급자의 경우 붙는 운동복을 입어주면 강사의 지도를 받기 수월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요가는 연차가 올라갈수록 몸을 꽉 쪼이는 옷보다 스스로 움직임이 불편하지 않다고 느끼는 선에서 낙낙한 옷을 입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왜일까 생각해봤더니 '스스로 내 정신과 몸이 편안한 상태에서' 수련을 하는 것을 그만큼 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싶더라고요. 물론 저는 전문 강사도 아니고 일반 수강생 입장에서 생각해본 것입니다.
7. 운동 환경의 차이
일반적으로 요가 스튜디오는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은은한 불빛인 경우가 많아요. 여담이지만 이완되는 분위기 때문인지 사바사나로 마지막에 이완하는 시간에 살짝 졸거나 잠드시는 분들도 많으시죠ㅎㅎㅎ. 반면 필라테스는 쨍! 하고 밝은 불빛이죠. 요가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오늘도 수고했어' 위로가 떠오르고, 필라테스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오늘도 힘내보자' 파이팅이 떠오른달까요.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요가와 필라테스를 둘 다 해보며 경험한 차이점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봤습니다. 요가와 필라테스 둘 다 남성과 여성 할 것 없이 정말 좋은 운동인 것만은 확실해요. 다만 지금 내 몸과 정신의 상태에서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