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

미니멀 라이프 집정리 "6년 전, 버리기의 첫 시작"

애정펀치 2020. 9. 27. 13:07
6년 전, 나의 피곤한 삶

6년 전. 밤낮 없는 회사생활로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였습니다.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해야 하기에, 정신적 업무 강도가 높은 직종이라 퇴근을 하면 완전히 녹초였어요. 겨우 저녁을 차려먹고 누워서 핸드폰을 뒤적이다가 쓰러져 잠드는 일상. 당시 두 살 차이 나는 남동생과 연신내 방 두 개짜리 빌라에서 함께 살고 있었는데요. 사회초년생이었던 남동생도 삶에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쉬어도 쉬어도 피곤한 상태.

 

 

 

그때 살던 빌라의 작은 거실. 심심할 때 집을 꾸민답시고 벽에 그린 난잡한 그림, 운동한답시고 붙인 접착식 거울, 엄마가 공기 청정에 좋다며 가져다놓은 숯바구니, 알 수 없는 책과 잡동사니들이 켜켜이 쌓인 책장, 계절에 상관 없이 사시사철 방치된 뽁뽁이... 방의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딱히 신경도 쓰지 않는 물건들이 '그냥' '아무 이유 없이' 거기 그대로 있었어요. 문제의식을 느끼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매일 피곤하고 바빴어요.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

우연히 <버리니 참 좋다>(2017년, 넥서스Books)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유명해서 잘 팔린 책도 아니고, 심지어 지금은 이미 품절이 되었네요. 일본인 '오후미' 씨가 물건을 버리고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과정을 그림 일기로 그려놓은 내용이었어요. 그림이 많은 책이라 한 시간도 안 걸려 후루룩 읽었는데요.

 

그때 '미니멀 라이프'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습니다. 책에서 오후미 씨가 옷, 주방, 소가구, 잡동사니 등등 차례로 버리는 과정을 보면서, 또 자신의 삶이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 고백하는 말들을 보면서. 사실 별로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아, 이렇게 '특이하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도랄까요.

 

'뭘 자꾸 버려야 달라진다는 거야?'

 

필요 없는 물건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다!

어느 주말, 집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문득 집을 둘러봤습니다.

'오후미 씨가 말하던 필요 없는 물건, 그게 뭘까?'

 

 

전에 살던 사람이 집을 고치고 남겨놓은 부품들,

 

 

더 이상 손 대지 않는 책 무더기,

 

 

서랍에서 엉켜 있는 잡동사니들(이 부분 정리가 제일 힘들었어요),

 

 

관심조차 없었던 물건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거기 있었으니까 거기 있는 물건 정도로 생각했지, 단 한 번도 물건의 존재 이유에 대해 물어본 적 없는 것들이었어요. 한두 시간만에 눈에 거슬리는 물건들을 거실로 싹 모았더니 산을 이뤘습니다. '아, 내가 이렇게 살고 있었구나' 

 

그날, 거실의 물건을 쓰레기봉투에 싹 쓸어 모은 것이 저의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쯤 지났을 때, 빌라의 작은 거실은 이렇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커피를 내리고, 그림을 그리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는 나만의 작은 공간. '아, 오후미 씨가 비우니까 쉴 수 있었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6년 후, 지금의 미니멀 라이프

 

 

6년 사이 결혼을 했고, 두 번의 이사도 했습니다. 집에 놀러온 친구들은 '아직 이삿짐을 다 안풀었냐'고 묻기도 합니다. 6년 동안 틈이 날 때마다 '버리기'에 몰두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살 정도로 과감한 미니멀리스트는 아니기에, 버릴까 말까 고민의 시간들이 길었습니다. 내가 버리는 쓰레기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으면 해서, 최대한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판매하다 보니 비우는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이제는 한 번씩 비울 물건을 정렬해서 줄 세워도 산처럼 쌓이지 않습니다. 비울 물건조차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깨끗합니다. 필요한 사람을 찾아주기가 쉬워졌습니다.

 

 

아마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6년 동안 한두 트럭 분량의 물건을 비운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가야 꾸준히 노력해야 이 삶을 유지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아마도 6년 동안 치열하게 비우는 방법을 공부하고, 실천하고, 실패했던 그 시간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했던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산을 넘고 나니 이제는 조금 방법을 알 것 같습니다. 시간이 될 때마다 그 과정의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올려볼게요.

 

 

 

 

"집과 관련해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는 물건은 즉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물건이 그대로 방치된 집은

마치 가벼운 두통이나 충치가 막 생겼을 때 치통을 앓는 상태와도 같다.

 

벽장이 옷으로 터질 것 같은데도 입을 만한 옷이 하나도 없는 집 역시

'건강하지 않은' 상태다.

냉장고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들이 나오는 집,

냉동실에 성에가 끼다 못해 북극처럼 변해버린 집,

책이 무더기로 쌓여 있지만

도움이 될 만한 책은 한 권도 없는 집도 마찬가지다.

 

이와는 반대로

수납장은 붙박이식으로 되어 있고,

조명기구는 벽과 천장에 내장되어 있으며,

자질구레한 물건들은 말끔히 치운 곳,

바로 그런 집에서 우리는 마침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집은 살아 숨 쉬는 장소,

본질로 돌아가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건강한 집을 원한다면

불필요한 것과는 그 어떤 타협도 해서는 안 된다"

 

_<심플하게 산다>, 도미니크 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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